컴퓨팅 역사와 자본 - 왜 우리는 실리콘 밸리처럼 될 수 없는가? #1 by NamX

저는 영화 감상을 매우 즐깁니다. 영화에 대해서 잘 알지 못 하기 때문에 매니아라고 하지는 않겠습니다. 제가 가장 많이 보는 영화는 아마 헐리우드 영화인 것 같고, 그거 보다 약간 적게 충무로 영화를 보는 것 같습니다. 여러분도 영화를 즐기신다면 한 번쯤은 (마치 심형래가 그랬던 것처럼) 우리는 왜 헐리우드에서 만드는 저런 블록버스터 영화를 만들지 못 할까? 하는 생각을 해 보셨을 겁니다.

이번에 아시아 영화 역사상 제작비가 가장 많이 들었다는 영화 "적벽대전"의 제작비는 800억 정도라고 합니다. "디워"는 제작비를 두고도 말이 많았는데 300억 정도라고 했던가요? 700억이라고 하는 사람도 있고. 아무튼 그 정도입니다. 최초의 한국형 블록버스터라고 할 만한 (그런가요?) 99년도의 "쉬리"가 24억이었답니다. 당시 한국 영화 사상 최고의 제작비였다고 하네요.

미국 영화의 제작비를 볼까요?  제가 가장 좋아하는 영화중 하나인 "터미네이터2"가 최초로 1억 달러를 넘긴 영화라고 합니다. 그때가 90년이죠. "타이타닉"은 공식적으로 2억달러, 비공식적으로 3억달러 가까이 들어갔다고 하네요.

90년에 1억 달러를 투자 하는 곳과 99년도에 24억을 들이는 곳. 40배. 저는 그런 두 곳의 영화를 "동일선상"에 놓고 비교 하려는 시도는 어리석은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부익부 빈익빈. 저는 이 말을 믿는 편입니다. 그렇기에 그런 상황을 개선 하기 위해 모두가 함께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하기도 하고요.

한국 영화. 99년의 저런 상황에서 08년에 이런 상황을 만들어 냈다는 것은 정말 깜짝 놀랄만한 대단한 성과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 성과는 감독, 작가, 배우, 기술진, 투자자, 마케터, 그리고 관객 등 수많은 사람들이 함께 만든 것이라고 봅니다.

아무튼, 충무로는 언제쯤 헐리우드와 같은 소위 "전세계 초대박" 영화를 많이 만들어 낼 수 있을까요?

아. 인터넷 벤처 문화 얘기를 한다는 것이 영화 얘기를 너무 오래 했네요. 이제 "인터넷", "벤처", 그리고 "문화"를 놓고 한국과 미국에 대해서 생각해 봅시다. 여러분 대부분이 이 산업에 직간접적으로 관련이 깊은 분들이겠지만 지금 이 순간 만큼은 잠깐 한 발짝 뒤로 물러서서 마치 영화 산업을 보듯이, 제3자의 시각으로 보기 위해서 노력해 봅시다.

왜 우리는 실리콘 밸리처럼 못 하고 있을까요?

1. 67년의 빌게이츠와 스티브 잡스, 그리고 한국

최근에 공식적으로 은퇴를 선언한 빌게이츠는 그가 12살이던 67년도에 고등학교에서 처음으로 컴퓨터를 접했다고 합니다. 그 시절 빌게이츠는 고등학교에서 컴퓨터를 접하고는 프로그램을 팔기 시작했죠. 한편 올해 53세로 빌게이츠와 동갑인 스티브 잡스는 그 당시에 스티브 워즈니악과 함께 HP에서 아르바이트를 하였습니다.

67년이면... 4월에 경제기획원에 우리나라 최초로 IBM-1401이라는 컴퓨터가 도입 되었다고 합니다.

2. 마이스페이스, 유튜브, 그리고 한국

2005년 마이스페이스는 미디어 재벌 루퍼트 머독의 뉴스 코퍼레이션에게 5억8천만 달러에 인수 되었습니다. 그리고 다음 해 유튜브가 16억5천만달러에 구글에 인수 되었습니다. 

참고로 다음의 시가총액이 대략 8천억원, 엔씨소프트가 대략 9천억원 정도 됩니다. 안철수 연구소는 1천억원 정도 합니다. NHN이 8조, 삼성전자가 (아주 대충) 100조 정도 하지요.

구글? 구글은 1600억 달러, 마이크로소프트는 2400억 달러합니다. 구글의 직원수는 2만명을 넘었고, 마이크로소프트는 10만명 가까이 한다고 알고 있습니다.

미국의 인구는 7배, 시장 크기는 우리나라의 15배 정도 됩니다. 똑같이 성공한 제품을 만들었을 때 우리나라에서 벌 수 있는 돈 보다 미국에서 벌 수 있는 돈이 15배라는 얘기입니다. 그런데 한국어는, 한국 문화는 한국에서만 씁니다. 영어는, 미국 문화는 참 많은 나라에서 잘 통하지요. 똑같이 성공한 제품을 만들었을 때 서울에서 만들면 10원을 벌 때 실리콘 밸리에서 만들면 300원 이상을 벌 수 있을 겁니다. 그렇다면 투자자들은 어떻게 할까요? 여러분이 창업을 하려 할 때 투자 받을 수 있는 돈은 어떻게 달라질까요?

단순하게 "못 난 놈들! 능력을 키워라! 문제는 너 자신에게 있다!"라고 하기에는 한국과 미국의 컴퓨터/인터넷, 그리고 그 보다 더 근본적인 것들의 시장, 역사, 환경, 문화가 너무나 다릅니다.

우리가 실리콘 밸리처럼 하지 못 하고 있는 것은, 물론!!! 능력이 부족한 탓이 제일 큽니다. 사실 영어도 능력이고 인맥도 능력이지요. 그러나 그 능력이 부족한 것을 단순히 한국의 개발자들 탓, 경영자들 탓, 투자자들 탓, 사용자들 탓, 정부 탓으로 돌릴 수는 없습니다. 그것은 마치 어느 가난한 집 아이가 학력이 떨어지는 것에 대해서 그 아이의 탓으로만 돌리는 것과 비슷합니다. 그러한 아이들에게 마냥 "공부해라!"라고 외치는 것 만으로는 교육의 부익부 빈익빈 문제를 해결 할 수 없습니다.

올해 US오픈에서 대회 역사상 최연소로 우승한 기록을 세운 박인비 선수가, 정확히 10년전 이 대회에서 박세리 선수가 "맨발의 투혼"을 보이면서 우승하는 것을 보고 골프를 시작 했다는 것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원래는 주로 "문화"에 대해서 쓰려고 했는데, 주로 "역사"와 "자본" 만 얘기를 하고 있네요.

잘 쓰지도 못 하는 글, 길게 쓰고 있으려니 지칩니다. 오늘은 이만 해야겠습니다.

다음에는 "왜 우리의 벤처 문화가 실리콘 밸리의 스타트-업 문화를 모방할 수 없는가?"에 대해서 쓰도록 하겠습니다.

그럼 모두 즐거운 하루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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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성렬 2008/07/12 13:02 # 답글

    태생적인 한계인가. 서비스기업이 해외시장, 특히 영어권에서 성공한다는 건 무쟈게 어려운 일이긴 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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